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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로컬이란 무엇인가 – 돌아보는 마지막 에필로그 로컬을 말할 때,우리는 종종 ‘지역’이라는 단어의 범위부터 따진다.서울이 아닌 곳, 인구가 적은 곳, 행정 구역상 농산어촌. 하지만 이 시리즈를 모두 쓰고 난 지금,나는 ‘로컬’이라는 단어를행정이나 지리보다 훨씬 더 작은 단위,하루의 감각, 말의 결, 사람의 온기에서부터 다시 정의하고 싶다. 로컬은 장소가 아니라 태도다로컬에서 일하고,콘텐츠를 만들고,브랜드를 기획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어디에 살든‘자기 주변을 오래 바라보는 감각’을 갖고 있었다.오늘 하루 동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이웃이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공간에 어떤 표정이 흐르는지를눈치채고, 붙잡고, 기록했다.로컬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에서 시작된다. 결국, 로컬은 나를 다시 보는 방식이 된다지역을.. 2025. 5. 1.
정기성과 체류성이 바꿔놓은 지역 경제의 리듬 전통적인 지역경제는 주로 정주 인구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왔다.시장, 상점, 학교, 행정서비스, 의료기관 모두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조화되었다.그러나 지금, 인구감소지역의 경제 구조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정주 인구만이 아니다.단기 방문자, 주기적 체류자, 반복적 이용자, 비정주형 생활자들이 지역의 소비와 관계의 리듬을 재구성하고 있다.이 흐름은 단지 관광 소비의 다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경제적 시간표를 바꾸는 중이다. 예를 들어보자.과거에는 특정 요일에 장이 열리면, 그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거래하고 소식을 나눴다.그러나 지금은 그 장에 매주 외지에서 찾아오는 고정 방문자, 단골 캠핑족, 혹은 근처의 워케이션 체류자들이 참여한다.이들은 마을 주민과는 다른 방식으로.. 2025. 4. 30.
웰니스와 마음의 휴식 – 관광이 정신 건강을 돌보는 방식 Prologue: 나는 ‘잘 쉬는 법’을 모른다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제대로 쉬고 있는 걸까?”  침대에 누워 있는 것도, 카페에 앉아 있는 것도 ‘쉼’ 같지 않았다. 그러다 처음으로 ‘명상 리트릿’을 경험했다.  휴식의 방식을 배운다는 건, 생각보다 낯설고 강력한 일이었다. 관광이 마음을 회복시키는 구조가 된다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콘텐츠가 아닐까? Part 1 웰니스관광이란 무엇인가?웰니스관광(Wellness Tourism)은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회복을 위한 목적지 중심의 여행이다.요가, 명상, 자연치유, 식이요법, 슬로우트래블 등피로회복과 감정 안정, 자아 성찰을 유도하는 콘텐츠 중심전통적인 ‘건강 관광(온천, 헬스 스파)’과는 달.. 2025. 4. 30.
진짜 지역 활성화란 무엇인가 – 축제 이후의 시간  축제가 끝난 거리엔텅 빈 부스 자리와 철거된 무대,그리고 아직 걷히지 않은 현수막만이 남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사람들로 북적였고,음악과 음식과 사진이 넘쳐났지만,행사 이후 이 거리에 남은 건다시 돌아온 일상, 그리고 약간의 공허함이다. 이럴 때 흔히 하는 말이 있다.“이번 축제는 꽤 성공적이었어요.그런데… 그다음은 뭔가요?” 지역 활성화 = 축제가 아니다많은 지역 프로젝트에서‘활성화’라는 단어는 축제나 이벤트로 치환된다.유동 인구를 늘리는 것,외부 방문객을 유도하는 것,SNS에 퍼질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모든 것이‘보이는 활성화’에만 집중된 구조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은그 뒤에 있다.“이 행사가 끝나고 난 다음,이 지역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진짜 활성화는 ‘계속됨’에.. 2025. 4. 30.
디지털관광주민증은 감정을 이식할 수 있는가 관계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이제 오프라인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과도 친밀감을 나누고,지리적으로 전혀 연관 없는 장소에 대해 정서적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렇기에 ‘관계 기반 지역 기획’의 논의에서도 디지털이라는 매개는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정서적 연결을 확장하고 지속시키는 주체적 장치로 기능하기 시작했다.이런 관점에서 등장한 것이 디지털관광주민증이다.단기 방문자와 지역의 관계를 물리적 거주가 아닌 정서적 참여로 확대하고자 했던 실험.정주하지 않아도 ‘이 지역의 생활자’처럼 정보를 받아보고,소식을 공유하며, 혜택을 누리고, 때때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시스템은관계형 관광이 가진 최대의 딜레마—물리적 거리감—을 기술로 극복할 수 있을.. 2025. 4. 29.
음악 페스티벌이 지역을 바꾸는 방식 – 감성과 경제의 교차점 Prologue: “그날의 음악을 기억해”라는 한 문장몇 해 전, 춘천에서 열린 작은 인디 음악 페스티벌에 갔었다.  초여름,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 듣던 생음악. 해 질 무렵, 바람이 불고, 한 밴드의 멜로디가 풍경과 섞여버렸다. 그날 이후 내 기억 속 ‘춘천’은 더 이상 장소가 아니라 ‘감정’이 되었다.  이것이 음악과 여행이 만나는 방식이다. Part 1 음악 페스티벌은 왜 관광이 되는가음악 페스티벌 = 단기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일정이 명확 → 특정 날짜에 집중된 방문 유도 가능이동 유도 효과 → 도시 외곽, 자연 공간 등으로 관광 분산 가능감정 몰입 콘텐츠 → 팬덤과 감성이 결합된 지속 기억 유도숙박, 식음료 소비 연계 → 지역경제 파급 효과 높음단순한 공연 관람이 아.. 202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