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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서 일하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 현실과 태도의 간극  “로컬에서 일하고 싶어요.”“지역 기반의 삶, 정말 매력적이에요.”“콘텐츠도 만들고, 공간도 운영하고 싶어요.” 요즘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정말 자주 본다.대부분은 도시에서 오랜 조직생활을 거친 후,혹은 콘텐츠에 대한 감각을 가진 MZ세대다. 하지만,로컬에서의 일은 생각보다 다르다.다른 세상이 아니라, 다른 리듬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로컬의 일은 일과 관계가 동시에 작동한다도시에서의 일은 분리돼 있다.업무 시간, 프로젝트, 회의, 퇴근.하지만 로컬에서의 일은관계 속에서 일이 생기고, 일이 관계를 만든다.이웃이 전해준 소식이 프로젝트로 이어지고행사 기획 중 마을 이장의 의견이 흐름을 바꾸고업무 중에 들은 한 마디가 콘텐츠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여기선 일보다 사람이 먼저 작동하는 .. 2025. 4. 29.
관계형 관광의 가능성, 유형 6이 보여준 실험 관광은 더 이상 단순한 방문 행위가 아니다.누가 와서, 어디에 머물며, 무엇을 소비하고 떠났는가를 넘어,그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머무른 시간을 기억하는지,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시대다.이 관점에서 인구감소지역의 유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이 바로 ‘유형 6’, 즉 관계형 체류 가능 지역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대표 지역으로는 전라북도 완주군, 전라남도 담양군, 고창군 등이 있다.공통적으로 관광객 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지역들의 특징은 방문자의 정서적 체류 가능성이 높고,‘머무름의 감정’이 설계된 콘텐츠가 존재하며,외부 방문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머물며, 지역과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관계형 관광은 특정한 지표로 측정되기 어렵다.숙박일수, .. 2025. 4. 28.
영화를 따라 떠나는 여행 – 로케이션 투어의 확장성 Prologue: 내가 걷던 길, 그 장면 속에 있었다넷플릭스에서 본 한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어느 여름날, 푸르른 숲속 오솔길을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던 장면. 익숙한 풍경 같아 찾아보니, 강원도 평창이었다. 그 순간 나는 그 길을 걸어보고 싶어졌다. ‘어디를 갈까?’에서 ‘어디를 다시 느껴볼까?’로 여행의 질문이 바뀐 순간이었다. Part 1 로케이션 투어란?로케이션 투어(Location Tour)는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에 등장한 장소를 따라가는 여행 형태다. 단순한 촬영지 방문을 넘어서, 스토리와 장면 속 감정을 재현하거나, 콘텐츠에 대한 애정과 몰입을 확장하는 여행이다.부산 ‘범죄도시’ 골목 투어제주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지 감성 마을 산책전주 ‘기생충’ 속 반지하 거리 포토.. 2025. 4. 28.
로컬에 살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하루 – 일과 삶의 경계에서  오전 7시.문을 열고 나서면 바람의 온도로 계절을 짐작한다.마을회관 앞을 지나며 어제 본 고추장이 아직도 그대로 말라 있는 걸 보고,오가는 인사를 몇 번 나누면 어느새 하루가 시작된다. 누구는 이것을 ‘출근’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하지만 로컬에서 콘텐츠를 만들며 사는 사람에게출근은 행위가 아니라 상태의 전환에 가깝다. 그들은 정해진 책상도, 명확한 업무시간도 없다.대신 동네를 걷는 것이 취재고,할머니와 나눈 대화가 원고가 되고,자기 삶의 시간들이 곧 기획의 토대가 된다. 콘텐츠와 삶이 겹쳐지는 구조로컬에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기획자’와 ‘생활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일이다.카페 한 켠에 앉아 글을 쓰다가,이웃이 부르면 감자밭에 나갔다가,오후엔 플리마켓 포스터를 붙이고,저.. 2025. 4. 28.
8개 유형으로 분류된 지역의 풍경 – 누가 어디에 머무는가 지역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단순히 인구 수, 정주 비율, 고령화 속도만으로 지역을 평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이제 필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관계의 지형, 체류의 방식, 감정의 연결, 그리고 ‘누가 어디에, 어떻게 머무르고 있는가’를 묻는 정성적 분류다.이 관점에서 최근 분석된 ‘인구감소지역 관광 프로파일링 8개 유형’은 정책과 콘텐츠 기획자 모두에게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유형 분류는 단지 관광객 수나 숙박일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다.지역과 방문자 사이에 작동하는 감정적 연결, 체류의 방식, 반복성 여부, 소비 패턴, 관계 확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도출된 ‘체류 유형별 로컬 생태 지도’다.그렇기 때문에 이 유형별 구조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면, 단순한 방문 유도에서 벗.. 2025. 4. 25.
로컬 콘텐츠가 밟는 3단계 – 기록, 해석, 제안 “지역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마을 이야기를 잘 풀어보고 싶어요.”“사람들한테 우리 동네를 다르게 보여주고 싶어요.” 이런 말은 참 많이 듣는다.그런데 그 물음 안에는대부분 ‘어떻게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무엇을 어떻게 이해하고 말할 것인가’에 대한 구조는 빠져 있다. 콘텐츠는 보여주기 이전에기록하고, 해석하고, 제안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그럴 때만이 콘텐츠가 ‘지속 가능한 흐름’을 가질 수 있다. 1단계. 기록 – 있는 그대로의 삶을 붙잡는 기술로컬 콘텐츠의 시작은 언제나 ‘기록’이다.여기서 말하는 기록은 포토존이나 매뉴얼이 아니라,사람의 말투, 풍경의 온도, 반복되는 생활의 리듬이다.매일 오전 7시에 장을 여는 노인의 손마을회관 벽에 붙은 오래된 종이 쪽.. 2025.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