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국이던 미국은 왜 지금 수입에 의존할까?”
요즘 뉴스에서 ‘희토류’라는 말을 자주 들으셨을 겁니다. 전기차, 스마트폰, 전투기, 심지어 핵잠수함에도 들어간다는 그 희토류. 그런데 이 중요한 자원을 미국이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속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라는 강수를 두며 미국의 약한 고리를 정조준했습니다. 그런데 잠깐, 미국은 땅도 넓고 자원도 풍부한 나라 아닌가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함께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희토류, 생각보다 흔하지만 꼭 필요한 자원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이름처럼 드문 자원이 아닙니다.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총 17개의 원소로,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스마트폰, 조명,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에 반드시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 한 대엔 약 0.24g, F-35 전투기엔 무려 408kg이 사용된다고 하죠.
그런데 이 중 일부 희토류, 특히 ‘중희토류’는 중국에서 압도적으로 생산됩니다. 미국은 중희토류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이번에 중국이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자 미국이 당황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에도 희토류는 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 광산은 한때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였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을 주도했죠. 지금도 MP 머티리얼스라는 회사가 희토류를 채굴 중이며,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2위입니다.
그런데 왜 중국에 의존하느냐고요?
문제는 ‘채굴’이 아니라 ‘정제’에 있습니다.
희토류는 채굴된 원석을 순수한 원소로 분리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방사성 폐기물도 많이 발생합니다. 이 과정이 돈은 안 되는데 환경오염은 크다 보니, 미국은 그 어려운 일을 중국에 맡겨왔던 겁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정제 기술과 설비 모두 중국이 독점하게 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과 희토류의 숨은 연결고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때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했던 일, 기억하시나요? 뜬금없던 그 발언의 배경에는 희토류 매장지가 있었습니다. 그린란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제는 태평양 심해에까지 트럼프는 눈을 돌리고 있죠.
특히 태평양 해저의 망간단괴는 구리, 코발트, 니켈뿐 아니라 희토류까지 포함된 ‘바다의 보물’인데, 트럼프는 국제법상 승인도 받지 않고 이 자원까지 손에 넣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희토류 자립 의지가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중국의 전략, 단순한 수출국이 아니다
중국은 단순히 희토류를 많이 캐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희토류 정제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했고, 민간 광산을 국유화하며 생산-정제-자석 제조까지 일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필요한 순간에 그 카드를 꺼냈습니다. 2010년 일본과의 갈등 당시에도 희토류 수출을 끊어 일본을 압박했고, 이번엔 미국이 그 대상이 된 셈이죠.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을 중국은 이미 갖춘 상태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선택은?
미국도 이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MP 머티리얼스는 최근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정제 설비를 구축했고, 텍사스에 자석 제조 공장도 건설 중입니다. 하지만 그 규모는 중국 하루 생산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
이 무역전쟁이 끝난다 해도, 희토류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특히 한국처럼 희토류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에도 큰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희토류는 금보다 흔하지만, 전략적으로는 금보다 더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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