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이후의 시간
축제가 끝난 거리엔
텅 빈 부스 자리와 철거된 무대,
그리고 아직 걷히지 않은 현수막만이 남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였고,
음악과 음식과 사진이 넘쳐났지만,
행사 이후 이 거리에 남은 건
다시 돌아온 일상, 그리고 약간의 공허함이다.
이럴 때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이번 축제는 꽤 성공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다음은 뭔가요?”
지역 활성화 = 축제가 아니다
많은 지역 프로젝트에서
‘활성화’라는 단어는 축제나 이벤트로 치환된다.
- 유동 인구를 늘리는 것,
- 외부 방문객을 유도하는 것,
- SNS에 퍼질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 모든 것이
‘보이는 활성화’에만 집중된 구조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은
그 뒤에 있다.
“이 행사가 끝나고 난 다음,
이 지역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진짜 활성화는 ‘계속됨’에 있다
행사나 프로젝트는 끝이 있다.
그러나 지역의 삶은 계속된다.
따라서 진짜 활성화란,
‘끝난 이후에도 뭔가가 살아남는 구조’를 의미한다.
- 마을 주민이 기획에 참여한 경험이 쌓이고,
- 외부 참여자와의 관계가 유지되며,
- 그 경험이 다음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
이런 흐름이 없으면
축제는 지역에 ‘기억’이 아닌 ‘피로감’만 남긴다.
축제 이후의 시간이 진짜다
프로젝트는 성과 보고서로 마무리되지만,
지역의 관계는
그 이후의 계절 속에서 계속 작동한다.
- 자원활동가가 다음 해에도 돌아오는가
- 마을 주민들이 이 행사를 ‘우리 일’로 기억하는가
- 다음 세대에게 이 경험이 전해지는가
이런 시간 속의 변화가
활성화의 진짜 지표다.
행사가 아닌 일상의 결을 바꾸는 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
지속 가능성은 연결 구조에서 나온다
행사의 완성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행사가 다음 시도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이다.
- 행사 기획자와 지역의 관계
- 프로그램과 지역 인프라의 연결
- 한 번의 경험과 장기적 전략의 조화
이 모든 연결이 있어야
‘활성화’라는 단어가
비로소 살아 있는 단어가 된다.
마무리하며
지역은 단기간에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역을 움직이는 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 이후에도 남아 있는 사람과 관계의 힘이다.
진짜 지역 활성화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의 구조화다.
그 구조는
축제가 끝난 바로 그 다음 날,
비로소 시작된다.
다음 편 예고:
Ep.15. 나에게 로컬이란 무엇인가 – 돌아보는 마지막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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