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말해주는, 불평등이 우리 몸에 남기는 상처
"우리는 왜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요?"
이 질문은 종종 이상주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당장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 같고, 막연한 윤리적 주장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만약 불평등이 실제로 우리의 건강을 망가뜨리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라면요?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100세 시대는 모두에게 유효하지 않다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는 미국 보건학자가 연구한 '웨더링(Weathering)' 이론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원래 '풍화'라는 뜻인 이 개념은, 인종·계급·성별·종교 등 구조적 차별이 우리 몸에 서서히 만성 스트레스로 작용해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건강을 침식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효과가 단지 '느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운동하고, 잘 먹고, 성실하게 살아도 구조적으로 차별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늙고, 더 자주 병에 걸립니다.
차별은 몸에 각인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로 독자를 설득한다는 점입니다.
- 사회적 스트레스가 호르몬과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 임신·출산처럼 민감한 신체 상황에서 **‘동등하게 대우받는다는 감각’**이 실제로 생리적 안전을 높이는 이유
- 차별이 단순히 마음의 상처가 아닌 질병과 사망의 변수로 작용하는 메커니즘
이 모든 내용을 책은 신중하고 정제된 언어로, 그러나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 전합니다.
평등은 단지 도덕이 아니다. 생존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였습니다.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실제로 더 건강하게 살아간다.”
이는 ‘느낌’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며, 사회적 신호가 생물학적 변화로 연결되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불평등이 단지 불편하거나 기분 나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불평등은 사람을 죽입니다.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왜 이 책을 추천하냐고요?
살면서 종종,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정보는 아니지만 삶을 근본적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들이 있습니다.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는 그런 책입니다.
- 불평등을 ‘느끼는 것’에서 ‘이해하는 것’으로
- 이해한 것을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옮기는 책
- 사회과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대답이 담긴 책
우리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더 많은 생명을 지키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불평등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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