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방은 사라지지 않는다15

디지털관광주민증은 감정을 이식할 수 있는가 관계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이제 오프라인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과도 친밀감을 나누고,지리적으로 전혀 연관 없는 장소에 대해 정서적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렇기에 ‘관계 기반 지역 기획’의 논의에서도 디지털이라는 매개는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정서적 연결을 확장하고 지속시키는 주체적 장치로 기능하기 시작했다.이런 관점에서 등장한 것이 디지털관광주민증이다.단기 방문자와 지역의 관계를 물리적 거주가 아닌 정서적 참여로 확대하고자 했던 실험.정주하지 않아도 ‘이 지역의 생활자’처럼 정보를 받아보고,소식을 공유하며, 혜택을 누리고, 때때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시스템은관계형 관광이 가진 최대의 딜레마—물리적 거리감—을 기술로 극복할 수 있을.. 2025. 4. 29.
관계형 관광의 가능성, 유형 6이 보여준 실험 관광은 더 이상 단순한 방문 행위가 아니다.누가 와서, 어디에 머물며, 무엇을 소비하고 떠났는가를 넘어,그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머무른 시간을 기억하는지,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시대다.이 관점에서 인구감소지역의 유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이 바로 ‘유형 6’, 즉 관계형 체류 가능 지역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대표 지역으로는 전라북도 완주군, 전라남도 담양군, 고창군 등이 있다.공통적으로 관광객 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지역들의 특징은 방문자의 정서적 체류 가능성이 높고,‘머무름의 감정’이 설계된 콘텐츠가 존재하며,외부 방문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머물며, 지역과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관계형 관광은 특정한 지표로 측정되기 어렵다.숙박일수, .. 2025. 4. 28.
8개 유형으로 분류된 지역의 풍경 – 누가 어디에 머무는가 지역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단순히 인구 수, 정주 비율, 고령화 속도만으로 지역을 평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이제 필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관계의 지형, 체류의 방식, 감정의 연결, 그리고 ‘누가 어디에, 어떻게 머무르고 있는가’를 묻는 정성적 분류다.이 관점에서 최근 분석된 ‘인구감소지역 관광 프로파일링 8개 유형’은 정책과 콘텐츠 기획자 모두에게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유형 분류는 단지 관광객 수나 숙박일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다.지역과 방문자 사이에 작동하는 감정적 연결, 체류의 방식, 반복성 여부, 소비 패턴, 관계 확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도출된 ‘체류 유형별 로컬 생태 지도’다.그렇기 때문에 이 유형별 구조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면, 단순한 방문 유도에서 벗.. 2025. 4. 25.
데이터는 말한다, 지역은 하나의 패턴이 아니다 ‘인구감소지역’이라는 용어는 행정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군집으로 묶이지만, 실제로 그 내부는 결코 동일하지 않다. 데이터는 이 사실을 아주 정확하게 보여준다.2023년 기준 89개 인구감소지역은 공통적으로 인구 유출과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으나, 체류 인구, 유동 인구, 관광 소비, 지역 콘텐츠 운영 방식, 주변 연계성과 같은 항목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같은 인구 감소 지역이라도 어떤 곳은 ‘고정적인 여행 수요’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고, 또 다른 곳은 ‘일시적인 축제 수요’에만 의존한다.어떤 곳은 체험형 콘텐츠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또 어떤 곳은 단지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만 양산하고 있다.즉, 지역은 단일화된 위기의 공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책과 공공 프로젝트는 ‘.. 2025. 4. 24.
이동하는 사람들로 만들어지는 지역의 감정 지도 지역을 이해하는 방식은 오랫동안 ‘정주’에 기반해 왔다.거주지가 어디인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지, 1년 이상 살고 있는지와 같은 기준은 정책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에서도 지역에 대한 소속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그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한 곳에 오래 머물며 뿌리를 내리는 삶보다,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여러 감각을 흡수하는 삶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그리고 그 이동하는 사람들, 즉 비정주형 관계자들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흐름’이 이제는 새로운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 달 살기, 워케이션, 장기여행, 계절별 임시 이주와 같은 형태의 체류는 지역의 물리적 인프라만이 아니라 정서적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이동하는 사람들이 지역을 바라보는 방식, 그들이 경험하고.. 2025. 4. 23.
방문보다 관계, 유입보다 연결 – 관광생활인구의 의미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논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유입’이다.누구를 불러올 것인가,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 어떤 경험을 통해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할 것인가.정책은 체류형 관광을 이야기하고, 로컬 프로젝트는 관계형 콘텐츠를 시도한다.그러나 대부분의 기획은 여전히 ‘방문’ 중심이다.유입 인구를 늘리기 위한 축제, 숙박을 유도하는 패키지, 소비를 유발하는 SNS 콘텐츠.이것은 어디까지나 도착의 기술이다.그러나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은 유입이 아니라 연결에서 시작된다.유입은 물리적 도착이지만, 연결은 감정적 정착이다.같은 장소를 방문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다시 돌아오고, 어떤 사람은 지나간다.그 차이를 만드는 건 콘텐츠의 질이 아니라, 그곳에 머무는 감정의 설계다.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곳에 .. 2025.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