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엘리베이터가 없는 관광지에서
작년 겨울, 지인과 함께 서울의 유명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런데 그 지인은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입구부터 난관이었다. 좁은 골목, 계단, 경사로 없음.
결국 우리는 시장 구경을 포기하고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로 들어갔다.
나는 그날 이후 ‘관광이 모두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품게 됐다.
Part 1: 관광은 왜 누구에게나 열려있지 않은가
‘관광’은 본래 자유로운 행위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장애인, 고령자, 유아 동반자, 외국인, 저소득층 등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에게 장벽이 존재한다.
이들을 '관광약자’라고 부른다.
관광약자의 주요 장벽
- 물리적: 계단, 비좁은 동선, 휠체어 이동 불가 등
- 정보적: 접근성 정보 미비, 웹사이트 미지원
- 인식적: 관광업계의 무관심, 차별적 시선
관광이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이 문제는 산업적 과제가 아니라 윤리적 책무다.
Part 2: ‘접근성’이 관광의 새로운 키워드가 된 이유
1) 고령화 사회와 맞물린 구조
-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 → 실버관광 수요 증가
- 이동·건강·인지 능력에 맞춘 관광 설계 필요성
2) 다양성 시대의 가치 변화
- 장애, 다문화, 성소수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사회 인식 변화
- 관광 또한 ‘포용성’과 ‘공존’의 언어로 다시 쓰이기 시작
3) 지속가능한 관광의 조건으로 부상
- 모두를 위한 관광이야말로, 지역과 사회가 지속 가능해지는 관광 구조임
- 소비자뿐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도 개선됨
Part 3: 국내외 사례로 보는 접근성 개선 흐름
1. 핀란드 헬싱키의 '관광정보 통합 플랫폼'
- 장애인, 고령자, 유아동반 여행객을 위한 접근성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 숙소, 교통, 식당, 관광지별 접근성 등급 안내 → 자유로운 이동 가능
2. 서울시 '열린관광지' 사업
- 문화체육관광부와 연계하여 주요 관광지에 휠체어 경사로, 음성 안내, 촉지도 등 설치
- 장애인 당사자들의 사전 체험 및 피드백 반영 구조
3. 도쿄 디즈니랜드의 '모두를 위한 가이드북'
- 지적장애인, 자폐 스펙트럼 아동, 청각장애인 등 각 특성에 맞춘 안내서 제작
- 대기시간 없이 입장 가능한 배려 시스템 도입
4. 강릉 선교장
- 전통문화유산이지만, 최근 경사로와 수동휠체어 대여 시스템 도입
- 유니버설 디자인에 기반한 보존+접근성 조화 사례
Part 4: ‘관광약자 접근성’이 지역과 관광에 던지는 질문
① 지역 콘텐츠는 누구를 배제하고 있는가?
- 아름다운 장소도, 누군가에게는 진입 불가구역일 수 있음
② 접근성을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 편의성과 정보 전달력,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구조’
③ 접근 가능한 관광지가 진짜 ‘로컬명소’가 될 수 있다
- 모두가 이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지역 브랜딩이 가능해짐
Part 5: 관광기획자의 실천과제 3가지
- 모두의 시선에서 콘텐츠를 설계하기
- 휠체어 이용자의 눈높이, 유모차 사용자, 언어 장벽을 느끼는 외국인의 시점에서 설계해보기
- 접근성 정보를 함께 기획물에 포함하기
- 관광책자, 홈페이지, SNS 콘텐츠에 접근성 안내 포함
- 장애 당사자 및 다양한 이용자와 함께 설계하기
- 인터뷰, 사전 체험단 운영, 피드백 수렴 시스템 필요
마무리: 모두를 위한 관광은, 결국 모두의 삶을 바꾼다
관광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여행을 통해 위로받고, 영감을 얻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회는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접근 가능한 관광’이란, 공간을 넘어 가치와 태도의 확장이다.
그리고 그것은 관광이라는 산업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약자’일 수 있다.
'관광 트렌드 리포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고서 속 관광객 수, 진짜일까 – 정책성과와 숫자의 관계 (1) | 2025.04.18 |
---|---|
우리가 믿는 관광 데이터는 얼마나 정확할까 – 숫자 너머의 진실 (1) | 2025.04.17 |
MZ는 왜 여행지에서도 ‘챌린지’를 찾을까 – 관광과 콘텐츠의 교차점 (3) | 2025.04.16 |
야간관광은 왜 주목받는가 – 밤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식 (3) | 2025.04.14 |
2030은 왜 '여행'보다 '경험'을 소비할까 – 체험형 관광 트렌드 분석 (4) | 202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