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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교실에서 공존을 배우는 아이들" – 다문화 시대, 학교가 먼저 변하고 있어요

by 노니_Noni 2025. 4. 15.

“즈드라스트부이체, 아나스타샤!”


새 학기를 맞은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의 러시아어 인사가 울려 퍼집니다.

이곳에선 러시아어가 낯설지 않아요. 전교생의 절반 가까이가 이주배경학생인 ‘다문화 밀집학교’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한국 교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지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닌, 다양한 문화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법’을 배워가는 중이죠.

 

러시아어 가정통신문과 할랄식 급식까지

충북 청주 봉명초등학교는 2025년 현재 전체 학생 607명 중 292명(48.1%)이 이주배경학생이에요.

특히 러시아·중앙아시아계 학생 비중이 압도적이죠.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러시아어 가정통신문, 원어민 통역, 러시아 식료품점,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까지도 러시아어로 제공됩니다. ‘고려인’ 후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결과죠.

 

학교 측은 이주배경학생을 위해 별도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국어 말하기 대회나 다문화 주간 행사 등을 통해 문화 다양성을 교육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어요.

 

이태원초, 34개국 아이들이 어깨 맞대는 교실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에는 무려 34개국 학생이 함께 공부합니다.

라마단 기간에는 할랄 대체식 제공은 물론, 급식을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동화책 시간을 따로 운영해요.

국기 게양대엔 2주마다 다른 국기가 걸리고, 운동회에는 특정 국가 국기가 빠졌다고 상처 받는 아이가 없도록 배려해 만국기를 아예 거는 것을 지양하고 있어요.

 

심지어 간식도 체크합니다. "혹시 이슬람 친구들을 위해 돼지고기 성분은 안 들었는지요?"

 

이 모든 노력은 단 하나의 가치를 향합니다:
‘너와 나,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친구야.’

 

늘어나는 다문화 학생, 줄어드는 진학률?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주배경학생은 약 19만 명.

10년 전 대비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대학 진학률은 전체 평균보다 30%포인트나 낮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원되지만, 중고등학교 이후부터는 점차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다문화는 이제 '이방인'이 아닌 '이웃'입니다. 학교가 먼저 변하고 있어요. 이제 사회가 따라갈 차례입니다.

 

 

아이들이 먼저 배우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벽을 허물고, 공존의 가치를 익히는 교실.

 

다문화는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