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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관계디자인2

지방은 사라지지 않는다 – 관계가 남아 있는 한 지방은 사라지고 있는가.많은 지표는 그렇다고 말한다.출생률은 낮고,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정주 인구는 줄고, 지역의 행정구역은 재편되고 있다.학교는 문을 닫고, 병원은 사라지고, 버스는 멈췄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은 오고 간다.여전히 누군가는 그곳에서 살아간다.그리고 어떤 사람은그곳을 기억하고,그곳에 머무르고,그곳을 다시 찾아간다. 그렇다면 정말 지방은 사라지는 것일까.혹은 우리가 지방을숫자의 언어로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지방은 수치로는 사라질 수 있다.하지만 기억 속에서, 관계 속에서, 서사 속에서는끝내 남을 수 있다.그곳에 사람이 있지 않아도,그곳을 기억하는 감정이 존재한다면그 지역은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가능성을 이야기해왔다.정주가 아니라 체류로,유입.. 2025. 5. 14.
‘지방 소멸’이라는 문장이 감추는 것들 지방 소멸이라는 말은 자극적이다. 한 문장만으로도 위기의식이 생성된다.기자는 그 문장을 헤드라인에 올리고, 정책가는 그 문장을 예산 확보의 논거로 사용하며, 강연자는 청중의 긴장을 끌어올리는 도입부로 삼는다.지방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는 일은 간편하고 효과적이다.하지만 바로 그 효과 속에, 아주 많은 것들이 삭제된다. ‘소멸’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지워버리는 것은 ‘사람’이다.통계 수치 뒤에 있는 개별의 삶, 숫자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 경험, 그리고 지역을 유지하는 관계의 역사는 어느 순간 하나의 줄어드는 그래프로만 치환된다. 더 심각한 것은 ‘지방 소멸’이라는 담론이 반복되며, 오히려 그 담론 자체가 지방을 소외시키는 구조로 작동한다는 점이다.숫자로 규정된 위기는 삶의 서사를 압도하고, 정.. 2025.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