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트렌드 리포트

우리가 믿는 관광 데이터는 얼마나 정확할까 – 숫자 너머의 진실

노니_Noni 2025. 4. 17. 11:00

Prologue: “그 수치는 맞는 걸까?”라는 의심에서 시작된 질문

한 지역 관광정책 보고서에서 “방문객 120만 명 돌파!”라는 문장을 봤을 때, 나는 잠시 멈칫했다.

 

평소 사람이 붐비지 않는 그 지역에 정말 120만 명이 다녀갔을까?

방문객 수를 어떻게 계산한 걸까?

 수치는 진짜 ‘사람’을 반영한 걸까, 아니면 단지 ‘유입량’을 말하는 걸까.

 

그렇게 시작된 의문은 점점 커졌고, ‘관광 데이터’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Part 1 관광 데이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관광 데이터는 생각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된다.

  • 통신사 위치 기반 데이터: 특정 지역에 머문 스마트폰 단말기 수를 기준으로 측정
  •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 지역 내 소비 금액, 업종별 이용 패턴 등 파악
  • 설문조사 기반 방문자 수: 관광지 입구나 인근에서 표본조사를 통해 추정
  • 검색량/소셜미디어 분석: 관광지에 대한 관심도, 이미지 등을 측정하는 비정형 데이터

이처럼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이 데이터들이 곧바로 ‘정확한 관광객 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Part 2 숫자는 숫자일 뿐, 왜곡될 수 있는 구조

문제는 데이터가 ‘측정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은 하루 2시간만 머무르는 관광객이 대부분인데도, 위치 기반 데이터로는 ‘방문객 수’가 과도하게 잡히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경우, 카드 소비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현금 사용, 외국인, 미성년자, 저소득층의 소비는 누락될 수 있다.

따라서 ‘120만 명 방문’이라는 숫자는 ‘정확한 120만 명’이 아니라, 특정 알고리즘과 기준에 따라 계산된 값이다.

 

Part 3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맥락’이다

관광 데이터의 문제는 ‘오차’가 아니라 ‘해석’에 있다.

데이터를 신뢰하려면, 그 수치의 기준, 방식, 한계를 함께 봐야 한다.

  • 이 수치는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었는가?
  • 이 숫자는 체류 시간을 반영하는가, 단순 통과를 포함하는가?
  • 누구의 소비가 포함되고, 누구의 소비는 누락되는가?

단순 수치로 지역 성과를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 맥락 속에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Part 4 데이터를 둘러싼 ‘이해관계’도 살펴야 한다

데이터는 중립적이지 않다.

 

예산을 더 받기 위해, 사업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수치’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데이터는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인 수단’이 된다.

따라서 관광 데이터는 숫자 그 자체보다, 그 숫자를 누가, 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Part 5 관광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우는 법

  1. 데이터 출처 확인: 통계청, 지자체, 관광공사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 우선 활용
  2. 측정 방식 비교: 같은 지역이라도 다른 기관의 수치를 비교해보기
  3. 소비자 관점 체크: 데이터에 내가 경험한 현실이 반영돼 있는지 점검해보기

데이터는 객관을 위한 도구이지만, 해석이 따라오지 않으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마무리: 숫자만 보지 말고, 숫자 너머를 보자

관광이 ‘사람의 이야기’라면, 데이터도 사람을 말해야 한다.

숫자 뒤에 숨은 현실, 수치 속에 가려진 목소리를 함께 읽어야 한다.

그래야 관광 데이터는 진짜 사람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숫자를 해석하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