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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엄마 비행기가 언제 도착해?”

노니_Noni 2025. 4. 1. 11:30

애플의 AI 위기와 ‘확률의 기술’을 다루는 법

 

 

AI 혁명의 중심에서 가장 조용한 자, 애플.
그 애플이 지금, 무거운 침묵으로 위기를 증명 중입니다.

유튜브 구독자 1800만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테크 리뷰어 MKBHD는 최근 애플의 AI 대응에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Too big to fail”이라는 말은 거짓이었다는 역사가 반복되는 지금, 애플 역시 무너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한때 스마트폰 제왕이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도 기술 전환점에서 무너졌듯,
AI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서 애플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고입니다.

 

🍎 애플의 핵심 문제는 ‘시리’에 있다

애플은 지난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하며 AI 경쟁에 나섰습니다. 특히 음성 비서 시리(Siri)는 그 중심에 있었죠. 하지만 최근 시리가 AI로 작동하는 것처럼 과장된 광고를 냈다가 슬그머니 내린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건 단순 해프닝이 아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었죠.

왜일까요?

 

🧠 AI는 생각보다 ‘확률적’이다

“시리, 엄마 비행기가 언제 도착해?”
이 단순한 질문 하나를 제대로 처리하려면 다음의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 사용자의 정체 확인
  • ‘엄마’가 누구인지 파악 (연락처, 가족 관계, 메모 등에서 추출)
  • ‘엄마의 비행편’ 찾기 (이메일, 메시지, 캘린더 등에서 데이터 크로스체크)
  • 실시간 항공편 정보 확인 (인터넷 검색 및 실시간 API 연결)
  • 모든 정보를 조합해 자연스러운 답변 생성

문제는 이 과정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의 본질이 확률적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즉, 같은 질문을 100번 하면 100번 다 똑같은 정답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건 단순 대화형 AI에서는 ‘오류’나 ‘환각(hallucination)’ 수준이지만,
실생활에서 AI가 행동을 주도하는 순간엔 치명적 오류로 작용합니다.

  • 엄마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다면?
  • 잘못된 항공편을 기반으로 행동을 안내한다면?

“확률”이라는 본질이 개인정보 기반 AI에 치명적인 허점을 남깁니다.

 

🛠️ 애플이 더 어려운 이유는 ‘폐쇄성’

애플은 기본적으로 기기 내(On-device) AI 구동을 선호합니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문제는 성능 한계입니다.

  • 고성능 AI 모델은 계산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연산이 필수적입니다.
  • 애플은 ‘디바이스 내 연산’에 집착하며 이걸 해결하려고 애쓴 결과, 속도·정확도·연동성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애플의 생태계는 AI 시대에 강점이자 약점이 되기도 하는 구조입니다.

 

🏁 결론: 애플은 변할 수 있을까?

애플이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시리 개선’이 아닙니다.
AI의 확률성, 개인정보 보호와 행동성 사이의 균형,
그리고 무엇보다 기술적 격차를 인정하고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핵심입니다.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화의 속도는 느린 자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시리를 둘러싼 기술적 한계는 곧 애플 생태계 전체의 생존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혁신’을 상징하던 애플은 이제, 스스로에게 혁신이 가능한지를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